[동아비즈니스리뷰] "명상은 소통,생산성 향상 촉매제, 명분 중시하는 Z세대 통해 더욱 확산될 것" (4)


11. 2013년부터 국내 기업을 상대로 명상 수업을 진행하면서 변화를 목격한 적이 있나.

중견 제약 및 진단 회사 임원을 대상으로 마음챙김 명상 수업을 진행할 때였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규모가 커진 곳이다 보니 내부적으로 직원들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었다. 불신까지 는 아니더라도 서로의 입장을 잘 모르다 보니 크고 작은 오해들이 쌓였다. 그런데 명상 코 칭을 하면서 자존심이 센 편이던 임원 한 분이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방어적이 던 분이 마음을 열고 ‘능력이 없을까 두렵다’는 속내를 토로하자 다른 참가자들까지 개인적 으로 어려운 처지, 업무를 하면서 힘든 일들을 털어놓더라. 이처럼 마음챙김 명상은 ‘우리 모두 인간’이라는 아주 단순한 사실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동료를 인간으로 보는 계기를 만들어줌으로써 변화를 낳는다. 수업이 끝난 뒤 다들 “입사 후 처음으로 서로에 대해 오해했던 부분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이처럼 상사나 팀원의 인간 적인 면모를 발견하면 연민이 생기고, 이해를 못 하더라도 최소한 대화를 풀어내기가 쉬워 진다. 여전히 한국 기업의 직장인, 특히 남성들의 경우 자신의 약한 모습을 남에게 드러내 거나 도움을 청하기를 부담스러워한다. 그러나 고민은 결국 나눠야만 해결된다.


12. 마음챙김 명상이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 효과적이란 의미인가.

그렇다. 세계에서 가장 큰 명상 컨퍼런스인 ‘위즈덤 2.0’ 행사를 가보면 자포스 CEO인 토 니 셰이, 허핑턴포스트 창업자 마리아나 허핑턴, 제프 와이너 링크드인 대표,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 등이 다 자기 이야기를 한다. 회사가 얼마나 잘 나가는지, 어떻게 성공했는지 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지금 행복한지, 명상을 통해 어떤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는지 등 현재의 순간을 나누는 데 집중한다. 사실 성공한 기업가들은 대개 두 가지 갈림길에 선다. 더 성공하기 위해 발버둥 치면서 더 높은 벽을 쌓고 허무감과 고독감을 느끼는 유형, 성공 의 결실을 주변과 나누려 고민하는 유형이 있다. 어느 쪽이 낫다는 게 아니라 자기 이야기 를 하도록 내면을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화두를 던지는 것 자체가 사회에 선한 영향력 을 줄 수 있다. 한국은 성공한 리더에 반감을 품고 깎아내리고, 때론 원색적인 비난을 일삼 는다. 신뢰가 부족하다는 증거다. 리더들의 입장에서 마음챙김 명상은 이런 비난과 외부 시 선에 대한 두려움을 깨고 입을 여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13. 기억에 남는 리더의 이야기가 있나.

2018년 보 샤오라는 중국 본토 출신의 이볼브 재단(Evolve Foundation) 창업가이자 텐센 트 등에 투자한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위즈덤 2.0’에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중국 깡촌에서 태어나 하버드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느 낀 회의감을 토로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활동하던 VC에서 은퇴를 선언하면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곳에만 투자하는 임팩트 펀드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개인 펀드 운용에 집 중하는 방향을 택했다. 샤오는 어느 순간 본인이 한 번도 인생에서 행복을 누려본 적이 없 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어릴 적 케찹을 정말 좋아했는데, 학교에서 처음으로 수학 100점을 맞고 1등을 하던 날 아버지가 처음으로 무릎을 꿇고 자신과 눈을 맞추며 칭찬을 해주고 자신에게 케찹을 마음껏 먹도록 해준 뒤로는 1등을 해야지만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일평생 1등을 하기 위해서만 달려왔다는 것이었다. 결국, 성공을 위해 달리거나 돈을 많이 버는 것엔 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자신의 영향력을 선한 곳에 쓰겠다고 공 표했다. 리더들이 이런 마음속 이야기와 회의감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게 인상 깊었고, 스스로 성찰하고 주위를 둘러보게 되는 명상의 순기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14. 리더가 아닌 팔로워에게도 명상이 효용을 줄 수 있나.

팔로워들도 리더에 양가적 감정을 가지지 않나. 그들의 삶을 지나칠 정도로 동경하고, 상 대적으로 그 삶에 미치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폄하한다. 명상 앱 사용자 중에서도 책 『타 이탄의 도구들』을 보고 성공한 사람들의 아침 습관이라며 명상에 관심을 가지려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사실 마음챙김 명상의 본질은 다른 사람의 삶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누군 가처럼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닫는 과정이다. 그리고 지 금 당장 리더의 위치에 있지 않고 창업가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자기 인생에선 ‘예비 창 업가’ 아닌가. 하나의 직업만 갖고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고, 어떻게 보면 리더와 팔로워 의 구분도 무의미해졌다고 본다. 우리 모두 자기 삶의 리더이다.


15. 명상을 보급하려는 이유가 있나.

마보는 ‘명상의 과학화’를 추구하고, ‘검증되지 않은 힐링’을 파는 것을 지양한다. 물론 ASMR나 ‘믿으대로 이루어진다.’류의 콘텐츠도 마음의 평안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가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피하려 한다. 명상 앱마다 다르겠지만 마보의 목표는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플랫폼 없이도 일상에서 마음챙김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을 특정 앱에 의존하거나 얽매이게 하고 싶지는 않 다. 신체 단련도 처음에는 헬스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다가 근육이 생기고 운동법을 익히면 혼자 운동이 가능해지듯이 정신 단련도 전문 명상가의 도움을 받다가 훈련 원리를 익히면 혼자서도 마음의 근육을 만들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ASMR은 일시적인 이완 반응을 통해 편안하게 해줄 뿐, 마음의 힘을 길러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효과를 가져오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16. 월정액 구독 기반 모델인데, 구독료는 어떻게 책정하나.

해외 명상 앱보다 구독료를 낮게 책정한다. 현재 월 4,400원을 받는데, 다른 영어권 명상 앱에 비해 1/3의 가격이다. 마보를 처음 만들 때 커피 한잔의 가격으로 한달동안 마음을 돌 보자는 컨셉을 만들었다. 마보를 이용하려는 분들은 대부분 마음이 힘든 분들일텐데 가격적 부담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것마저 부담된다고 말하 는 구독자들이 있지만, 돈을 내지 않으면 사람들이 콘텐츠의 가치를 낮게 인식하고 그 소중 함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처음에 일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예 구독료를 안 받은 적도 있는 데, 돈을 안내니 아예 참여하지를 않더라. 마보 앱이 2016년 출시 당시 와디즈 크라우드펀 딩에서 723%를 달성해 게임 외 콘텐츠 중 가장 많은 자금을 모았을 정도로 명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불 용의는 분명히 존재한다. 더욱이 유능한 명상가와 제작자들이 프로그램 무 료 배포로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공짜로 콘텐츠를 제공할 생각은 없다, 지불 능력이 있는 기업을 상대로는 반드시 합당한 가격을 받고 판매한다. 명상 교육 도 명백한 임직원들에 대한 투자이자 인사관리(HR)의 일환인 만큼 더 널리 알려지고 보급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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